1. 서 론
최근, 국제 사회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같은 분쟁으로 인해 불안정한 상황에 놓여 있다. 이러한 갈등은 군사적 충돌에 그치지 않고, 민간인과 사회기반시설에도 심각한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도 여전히 휴전 상태에 있으며,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과 위협에 대하여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대비책이 요구되고 있다.
현대전의 양상으로 미사일, 드론 등을 활용하여 원거리에서 광범위한 영역에 대규모 폭격을 가하는 방식이 빈번히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공격으로 인해 주요 군사 시설뿐 아니라 병원, 학교, 주택 등 민간건축물의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서울에 인구 대부분이 집중되어 있어 민간건축물에 대한 공격이 발생하면 심각한 피해가 초래될 수 있으므로, 향후 민간 방호시설의 확보 요구가 점차 증가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주로 군 방호시설에 대하여 국방·군사시설 설계기준(DMFC 2-20-00, 2022; DMFC 2-20-10, 2022)을 적용하여 방폭설계가 수행되어왔다. 그러나, 해당 설계기준은 대외비로 인해 민간에서 사용하기 어려운 점과 민간 건축물은 군 시설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적 공격 대상의 우선도가 낮다는 점을 고려하면, 민간 방호시설에 적합한 방폭설계 기준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한국방호시설학회에서는 민간건축물에 적용할 수 있는 방폭시설설계기준(KPFI, 2025b)을 제정하였으며, 이를 활용하여 향후 민간 방호시설의 보급이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이 논문에서는 한국방호시설학회의 방폭시설설계기준(KPFI, 2025b)에 대한 실무 엔지니어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설계기준에 따라 단층 규모의 철근콘크리트(RC) 벽식 방호시설의 설계 예제를 소개하였다. 설계 결과를 바탕으로 경제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한 방안에 대하여 논의하였다.
2. RC 민간건축물의 방폭설계 예제
2.1 설계 개요
Fig. 1에 나타낸 것처럼 본 예제의 설계 대상 건축물은 장변 15 m, 단변 10 m, 층고 4 m의 박스형 RC 벽식구조물로 가정하였다. Fig. 2는 RC 민간건축물의 방폭설계 절차를 나타낸다. 설계 대상 건물의 특성에 따라 방호 등급을 결정하였다. 본 예제에서는 일반 민간시설임을 고려하여 방호등급 2등급으로 가정하였다. 방호시설기준(KPFI, 2025a)에 따라 설계 대상 건물의 방호등급에 대한 방폭, 화생, 방사능, 전자파에 대한 방호 요구수준이 결정된다. 민간시설에 대한 방폭 요구수준은 방호등급과 관계 없이 TNT 순무게 250 kg 및 폭발 이격거리 15 m로 동일하게 설정되어 있다. 이는 민간시설의 경우 중요도와 관계없이 불특정 공격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폭발의 근원은 확률적으로 동일하다고 가정하였기 때문이다. 대신 방호등급에 따라 요구성능 수준을 각각 특등급의 경우 경미한 손상억제, 1등급의 경우 심각한 손상억제, 2등급의 경우 인명보호로 구분하고 있다.
Table 1에 나타낸 것처럼 철근콘크리트 건축물의 방폭설계에서는 요구 변형성능의 수준에 따라 단면등급, 횡구속 철근 상세, 구조해석방법 등 설계요건이 결정된다. 본 예제에서는 일반 민간방호시설임을 고려하여 요구 변형성능 수준을 저연성으로 가정하였다. 따라서, 소성변형각은 2°까지 허용되어 탄-소성해석을 적용할 수 있으며, 단면등급은 1등급으로 콘크리트 피복탈락으로 인한 단면손실이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가정하였고, 횡구속철근상세는 철근상세 A(90° + 135° 갈고리를 갖는 크로스타이)의 저연성 상세를 사용하였다.
Table 1.
Design requirements for protection category
| Ductility | Plastic rotation | Section type | Confinement details | Analysis method |
| Low | 2° | 1 | A | Elasto-plastic |
| Moderate | 6° | 2 | B | Plastic |
| High | 12° | 3 | C | Plastic |
2.2 폭발 하중 산정
2.2.1 설계 폭압
설계 조건을 바탕으로 설계 폭발 하중을 산정하였다. TNT 무게와 폭발이격거리를 바탕으로 환산거리 Z를 다음과 같이 산정한다.
여기서, W는 TNT 총 무게로 본 예제에서는 안전율 1.2를 고려하여 250 kg × 1.2 = 300 kg으로 평가되었으며, R은 폭발 이격거리로 15 m이다.
UFC 3-340-02(U.S. DoD, 2013)의 도표를 활용하기 위하여 단위를 환산하면 환산거리 Z = 5.65 ft/lb1/3이며, Fig. 3에 나타낸 바와 같이 최대 입사압력은 Ps0 = 31 psi(SI 단위, 214 kN/m2), 최대 반사압력은 Pr = 112 psi(SI 단위, 771 kN/m2), 환산반사충격량은 ir/W1/3 = 34 psi·ms/kg1/3(SI 단위, 305 kN/m2·ms/kg1/3)으로 산정할 수 있다. 환산반사충격량을 바탕으로 반사충격량은 ir = 2,043 kN/m2·ms로 산정되었으며, 폭발하중이 시간에 따라 선형적으로 감소한다고 가정하면, 폭발 지속시간은 다음과 같이 산정할 수 있다.
본 예제에서는 보수적인 평가를 위하여 폭발하중이 선형적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가정하였으나, 일반적인 경우폭발하중은 지수적으로 감소하므로 폭발 지속시간은 증가할 수 있다.
2.2.2 벽체 고유주기
선형 해석에서는 폭발하중의 동적효과를 고려하기 위한 동적증폭계수(Dynamic loading factor, DLF)를 적용한다. Fig. 4에 나타낸 바와 같이 선형감소 폭발하중 모델의 경우 DLF는 폭발지속시간 trf와 벽체의 국부고유주기 Tn의 비 trf/Tn에 의해 결정된다. 여기서, 벽체의 국부고유주기는 일반적으로 내진설계에서 평가하는 구조물의 고유주기와 달리, 폭발하중이 재하되는 벽체의 면외방향 진동모드에 따른 고유주기를 의미한다. 벽체의 국부고유주기에는 벽체의 두께, 유효강성, 벽체 단부의 구속조건, 인접 벽체 및 슬래브와의 상대 강성비 등이 영향을 미친다.
한국방호시설학회의 방폭시설설계기준(KPFI, 2025b)에 따르면, 벽체의 유효강성은 균열 전 탄성강성과 균열강성의 평균 강성을 사용한다. 균열강성은 균열단면의 유효단면계수를 사용하여 다음과 같이 평가할 수 있다.
여기서, F는 유효단면계수로서, Fig. 5에 나타낸 바와 같이 철근비 ρ와 철근 대 콘크리트 강성비 n에 의해서 산정된다. 철근비 ρ = 1.5 %, n = 7.27을 가정하면 F = 0.06으로 평가되며, 유효강성은 다음과 같이 산정된다.
이와 같이 철근비가 큰 경우, 유효강성은 탄성강성의 84 %로 차이가 크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주기를 짧게 평가하면, 동적증폭계수를 크게 평가하여 안전측의 설계를 할 수 있으므로, 본 예제에서는 간편한 계산을 위하여 탄성강성을 사용하였다.
벽체의 이방향 거동을 고려한 국부고유주기는 구조해석을 통해 평가하거나, 다음 벽체 국부고유주기 근사식을 활용하여 산정할 수 있다.
여기서, L은 벽체의 장변방향 순길이, m은 질량, α는 구속조건영향계수, υ는 푸아송비, Ec는 콘크리트 탄성계수, tw는 벽체 두께를 의미한다. 구속조건 영향계수는 벽체단부의 구속조건에 따라 다르게 평가하며, 본 예제와 같이 4면이 구속된 조건의 경우 다음 식을 사용하여 평가할 수 있다.
여기서, λ는 벽체의 형상비로 장변방향 순길이를 단변방향 순길이로 나눈 것이다.
Table 2는 본 예제의 벽체 두께에 따른 구조해석 주기와 근사식 주기를 비교한 것이다. 벽체가 두꺼울수록, 근사식이 벽체 국부고유주기를 더 보수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Fig. 4에 나타낸 것처럼 벽체 국부고유주기가 짧을수록 따라 동적증폭계수 DLF가 급격히 증가할 수 있으므로, 경제적인 설계를 위해서는 구조해석을 통해 국부고유주기를 평가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 판단된다.
2.2.3 등가정적폭압
Fig. 6은 설계조건별 동적증폭계수 산정 결과를 나타내며, Table 2에 동적증폭계수 및 등가정적폭압 산정값을 정리하였다. 목표연성도 μ가 증가할수록, 동적증폭계수 DLF는 감소하고 등가정적폭압은 감소하였다. 이는 연성도가 클수록 폭발에너지를 소산함으로써 작용하중을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벽체 두께가 증가할수록, 동적증폭계수 DLF와 등가정적폭압이 증가하였다. 이는 국부고유주기가 감소하여 trf/Tn는 증가하였기 때문이다.
Table 2.
Summary of design results
2.3 구조해석
상기한 등가정적폭압을 사용하여 선형 탄성 해석을 수행하고 폭발하중에 의한 소요 휨모멘트와 소요 전단력을 평가하였다. 해석프로그램으로서 국내 실무 설계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MIDAS Gen을 사용하였다. Fig. 7은 해석모델을 나타낸다. 국부고유주기 산정 시 고려한 것처럼, 벽체의 경계조건으로 4면이 모두 강제 구속된 벽체로 모델링하였다. 4면 강제 구속조건은 4면이 슬래브로 유연 구속된 조건과 비교하여 고유주기를 작게 평가하므로 등가정적폭압을 크게 평가하여 보수적으로 설계할 수 있다. 2방향 거동에 의해 작용하는 벽체 면외방향 소요 휨모멘트와 소요 전단력을 검토하기 위하여 판요소(Plate element)를 사용하였다. 상세한 해석을 위하여 벽체의 mesh size는 0.5 m로 설정하였다. 등가정적폭압은 등분포 압력으로 벽체의 면외방향으로 적용하였다.
Fig. 8은 대표모델(벽체 두께 tw = 300 mm, 목표 연성도 μ = 1.0)의 해석결과를 나타낸다. 소요 휨모멘트와 소요전단력은 장변방향과 단변방향 모두 벽체 단부에서 가장 크게 발생하였다. 따라서, 단부에서 벽체 철근의 정착을 적절하게 확보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 판단된다.
2.4 설계결과 분석
상기한 해석결과를 바탕으로 소요 하중이 가장 크게 작용하는 위험단면에 대하여 단위길이 1 m 벽체로 고려하여 설계를 수행하였다. 휨모멘트 강도는 KDS 14 20 20(2021) 콘크리트 휨 및 압축 설계기준에 따라 산정하였으며, 전단강도는 KDS 14 20 22(2021) 전단 및 비틀림 기준의 1방향 전단강도식에 따라 산정하였다. 또한, 최소철근비와 철근 배근 상세는 한국방호시설학회의 방폭시설설계기준(KPFI, 2025b)을 적용하였다. Table 2에 설계조건 별 설계결과를 나타냈다. 철근비가 과다하여 인장변형률이 2εy 미만으로 휨 부재 설계가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 배근 불가로 판정하였다. 300 mm 두께의 벽체의 경우 모든 조건에서 철근비가 매우 과다하게 산정되어 배근 불가로 판정되었다. 700 mm 두께의 벽체의 경우 배근 불가로 판정된 경우는 없으나, 실제 현장에 적용된다면 콘크리트 물량이 과다하게 증가하므로 경제성 및 시공성에 대한 실효성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Fig. 9는 벽체 철근의 배근 개념도를 나타낸다. 일반적인 벽체 상세를 고려하여 주철근을 복배근하였으며, 폭발하중의 역전현상을 고려하여 압축측 주철근과 인장측 주철근량이 동일하도록 설계하였다. 여기서, 주철근은 수직 및 수평철근을 의미하며, 인장측과 압축측은 각각 폭발하중에 의한 면외방향 휨 모멘트에 대한 것으로 일반 설계에서 면내 방향 휨 모멘트에 의한 인장측 및 압축측과는 개념이 다름을 주의해야 한다. 또한, 전단강도 설계결과에 따라 전단철근을 설치하였으며, 한국방호시설학회의 방폭시설설계기준(KPFI, 2025b)에 따라 주철근 교차지점마다 전단철근이 설치되어야 한다. 여기서, 전단철근은 벽체의 면외방향 철근, 즉 일반 벽체 설계에서 횡구속 철근으로 사용되는 크로스타이 철근을 의미한다. 전단철근량은 설계결과에 따른 소요전단철근량 보다는 주철근 교차지점의 개수에 의해 주로 결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전단철근량 물량을 줄이려면, 주철근의 직경을 증가시켜 주철근 간격을 증가시킴으로써 주철근 교차지점의 개수를 감소시키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본 예제에서는 벽체 두께 tw와 목표 연성도 μ를 변수로 벽체 설계 결과를 비교하였다. tw가 증가할수록 국부고유주기가 감소하므로 등가정적폭압의 증가로 인해 소요 강도는 증가한다. 그러나, 벽체 두께의 증가로 인한 설계강도 증가가 더 크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철근비는 감소하였다. 또한, μ가 증가할수록 소요 강도가 감소하기 때문에 철근비는 감소하였다.
방호특등급이거나 화생방 방호가 요구되는 경우에는 구조물 손상이 억제되어야 하므로 μ =1.0으로 설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외의 경우, 요구성능과 시공 편의성, 경제성을 고려하여 μ = 2.0 ~ 3.0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변위증폭계수를 고려한 최대 소성변형각이 허용소성변형각 2°를 만족할 수 있는지 검증하여야 하며, 변형능력을 확보하기 위하여 횡구속철근의 사용 등 복잡한 상세가 요구된다.
한편, 본 예제에서는 등가정적폭압과 선형탄성해석을 사용하여 폭발하중이 벽체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였으므로 전반적으로 보수적인 설계 가정을 사용하였다. 그러나, 실제 건물의 설계 조건을 고려한 동적해석을 사용하여 폭발하중에 의한 구조물의 응답을 정확하게 평가하면 설계 결과를 최적화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3. 결 론
본 논문에서는 한국방호시설학회의 방폭시설설계기준(KPFI, 2025b)에 따라 단층 규모의 철근콘크리트(RC) 벽식 방호시설의 설계를 수행하고 설계변수의 영향을 평가하였다. 본 연구의 결론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철근콘크리트 방호시설은 요구변형성능의 수준에 따라 설계조건이 결정된다. 본 예제에서는 저연성이 요구되는 민간 방호시설을 가정하여, 허용 소성변형각은 2°, 단면등급은 1등급, 철근 상세는 90° + 135° 갈고리를 갖는 크로스타이를 적용하였다. 공공기관, 병원, 학교 등 방호등급이 높은 중요 시설의 경우 고연성 요건에 적합한 설계가 수행되어야 한다.
2) 민간건축물의 경우 방호등급과 관계없이 폭발물의 TNT 순무게는 250 kg, 이격거리는 15 m로 설정되어있다. 따라서 폭발물에 대한 특별한 조건을 명시하지 않은 경우, UFC 도표(U.S. DoD, 2013)에 의해 최대 입사압력은 Ps0 = 214 kN/m2, 최대 반사압력은 Pr = 771 kN/m2, 환산반사충격량은 ir/W1/3 = 305 kN/m2·ms/kg1/3을 사용할 수 있다.
3) 벽체 설계결과에 주요한 영향을 미치는 설계변수는 벽체의 두께와 목표연성도이다. 벽체 두께가 두꺼울수록 국부고유주기가 감소하여 폭발하중이 증가하였으나, 설계강도 역시 증가하여 결과적으로 철근비가 감소하였다. 반면, 목표연성도가 증가할수록 폭발하중이 감소하여, 철근비가 감소하였다.
4) 설계결과를 바탕으로 민간 방폭 시설 벽체의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였다. 벽체의 두께는 500 mm 이상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목표 연성도 μ = 2.0 ~ 3.0을 적용하여 철근량을 감소시킬 수 있다. 단, 목표연성도를 확보하기 위하여 적절한 횡구속철근 상세를 적용하여야 한다. 또한, 전단철근량의 최적화를 위하여 주근 간격을 증가시켜 주근 교차점을 최소화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