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2. EMP 영향 분석
2.1 EMP의 종류 및 특성
2.2 EMP의 영향
3. 민간 분야 EMP 예상 피해 분석
3.1 EMP 공격 시나리오
3.2 주요 민간 시설에 대한 EMP 영향
4. 다층방호 프레임워크 및 수행 방안
4.1 민간 분야 다층방호 프레임워크
4.2 수행 방안
5. 결 론
1. 서 론
북한은 지속적인 핵 개발을 통해 현재 50기 이상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중국과 러시아는 약 5천기 정도를 보유하고 있는 환경적인 상황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는 핵폭발로 발생하는 직·간접적인 NEMP(Nuclear Electromagnetic Pulse) 피해의 가능성이 항시 상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Kristensen et al., 2025). 또한 기술의 발전에 따라 핵 이외의 방법으로 의도적으로 발생시킬 수 있는 NNEMP(Non-Nuclear EMP) 장비의 성능이 향상되어 NEMP 최대 발생 레벨의 20배 이상 높은 전자파를 발생시킬 수 있으며, 군사적인 무기뿐만 아니라 드론 방어나 도주 차량 정차 등의 목적으로 개발되는 민간 분야의 상용 EMP 발생 장치가 증가하고 있어 불법적인 사용에 따른 피해 위험성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NEMP는 NNEMP 보다 발생하는 전자파 레벨이 낮다고 제시하였으나, 영향 범위가 수백 ~ 수천 km로 넓어 광범위한 지역에 동시에 주요 시설의 고장이나 오동작을 일으킬 수 있어 피해 규모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핵 공격의 위협이 있는 국가들에서는 직접적으로 피해를 예방하거나 간접적으로 피해를 완화하고 2 차적인 피해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군이나 국가 핵심 시설 등에는 가장 대표적 방호 대책인 전자파 차폐실(또는 차폐랙, 차폐함체 등)을 구축하여 EMP가 보호가 필요한 주요 장비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보호하고 있으며(DoD, 1998), 이외 공공 및 민간 분야의 주요 기반 시설에 대해서는 차폐실뿐만 아니라 중요도에 따라 저비용 대책을 적용할 수 있도록 기준을 적용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NCCC, 2019). 우리나라도 차폐실의 경우 「전파법」에 따른 고출력 전자파 안전성 평가 기준을 적용하도록 법제화되어 있으며(NRRA, 2024), 공공 및 민간 시설에 대해서는 「정보통신기반보호법」에 따라 취약점 분석·평가 수행을 통해 중요도에 따른 적절한 방호 대책을 적용하도록 규정(MSIT, 2025)하여 미국과 유사한 대응 형태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대책은 아직 군 시설이나 국가시설, 공공 및 민간이 관리하는 주요 기반 시설에 한정하여 적용하고 있으며, 동일한 피해를 직접 받는 민간 분야의 일반시설에 대해서는 고려되지 않고 있다. 민간 시설의 경우 앞서 언급한 군, 국가 및 주요 기반 시설에 비해 피해의 파급효과와 범위는 낮다고 평가되지만, 일반 국민이 직접적으로 경험하는 피해에 대한 부분으로 인명피해나 사회 혼란을 일으킬 수 있어 적절한 대비가 필수적이다.
본 논문에서는 민간 분야 EMP 대응에 대한 실현 가능한 대책 마련을 위해 실험 결과를 기반으로 한 민간 분야에서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분석하고, 특히, 대형 건물이나 공동주택 등 많은 사람이 상주하는 건물을 중심으로 EMP 발생 시 인명피해를 줄이고, 사회 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생존 필수 기능을 효율적인 비용으로 마련할 수 있도록 다층 방호 프레임워크를 제안한다.
2. EMP 영향 분석
2.1 EMP의 종류 및 특성
일반적으로 EMP의 분류는 크게 낙뢰나 지자기 폭풍과 같은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경우와 NEMP 및 NNEMP와 같이 상대의 피해를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발생시키는 경우를 포함하며, 본 논문에서는 의도적으로 발생하는 경우에 한정하여 논의한다.
NEMP는 30 km 이상의 고도에서 핵폭발이 발생할 때, 지상에 나타나는 전자파를 의미하며, 핵폭발의 규모와 폭발 고도에 따라 발생하는 전기장의 세기와 영향 범위가 결정된다. 일반적으로 최대로 발생할 수 있는 전기장의 세기는 50 kV/m로(Radasky and Savege, 2025) 국내 법령에 따른 정보기기 내성 기준인 3 V/m의 약 1.6만 배 크기로 대부분의 기기가 고장 또는 오동작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수준이다. 영향 범위는 지상 약 400 km 상공에서 핵폭발이 발생하는 경우 미국 전역이 동시에 영향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넓은 영향 범위를 가진다(Bae et al., 2021).
NNEMP는 군사적으로 활용되는 전자폭탄(E-Bomb)이나 고출력 발생 장치 이외에도 최근에는 드론 방호용이나 불법 자동차 또는 선박 정선을 목적으로 활용되는 장비들이 개발되고 있다. 군사적인 공격 장비의 성능은 공개되지 않아 유추하기 어렵지만, 민간 표준에서 제시하는 장비의 성능은 약 40 kV/m(3 m 거리)(IEC, 1996) 정도이다. 하지만 최근 민간에서 개발되는 NNEMP 장비는 최대 2 MV/m(1 m 거리)(Replex, Inc., 2025) 수준의 강력한 전기장을 생성할 수 있어 국지적 파괴력이 매우 높다.
2.2 EMP의 영향
기기의 종류에 따라 EMP 영향이 나타나는 현상은 각기 다르겠지만, 일반적인 영향의 형태는 정보기기를 기준으로 자동으로 복구되는 오동작, 수동으로 복구되는 오동작, 영구 고장으로 분류하고 있으며(IEC, 2002b), 기기마다 다르지만, NEMP를 기준으로 각각 수 백 V/m, 수 kV/m, 수십 kV/m 수준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IEC, 2002a). 주요 기기를 대상으로 실험실에서의 EMP 영향 실험을 수행한 결과에 따르면 정보기기를 기준으로 모니터가 꺼졌다 켜지는 현상이나 PC가 재부팅되는 현상이 가장 흔하게 볼 수 있으며, 모니터가 고장나거나 PC의 OS가 손상되어 새롭게 소프트웨어를 설치해야 하는 상황도 관측할 수 있었다. 또한, 일부의 실험에서는 PC의 메인보드가 물리적으로 파손되는 현상까지 관측할 수 있었다. 국립전파연구원에서는 다양한 정보기기에 대해 핵 및 비핵 EMP의 영향을 실험을 수행하고 있으며, Fig. 1에서는 대표적인 오동작 사례를 제시하였다. 특이하게 회로에서 분리하여 보관 중인 하드디스크도 손상이 발생할 수 있음이 확인되었다.
3. 민간 분야 EMP 예상 피해 분석
3.1 EMP 공격 시나리오
민간 부문의 취약점을 효과적으로 분석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공격 시나리오를 규정하고, 각 시나리오가 초래할 수 있는 결과를 단계적으로 추적하는 것이 중요하며, 본 절에서는 두 가지 대표적인 시나리오(시나리오 1: 한반도 상공 HEMP 공격, 시나리오 2: 도심 핵심 거점 동시다발적 NNEMP 테러)를 모델링하여 민간 피해의 양상을 구체화한다.
3.1.1 한반도 상공에서의 HEMP 공격
북한이 개발한 핵탄두를 장착한 탄도미사일을 서울 상공 30~100 km 고도에서 폭발할 경우, 그 영향은 한반도 전역과 주변국 일부에까지 미칠 수 있다. 이 공격은 직접적인 폭풍이나 열, 방사능 낙진으로 인한 인명 살상보다는 사회 시스템 전체를 마비시키는 것을 주된 목적이 될 수 있다.
폭발 직후 발생하는 강력한 전자기파는 가시선 내의 보호되지 않은 모든 반도체 회로를 영구적으로 파괴하거나 오동작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우리나라 전역의 전력망, 통신망, 방송 시스템이 거의 동시에 기능이 상실되거나, 모든 가정과 사무실의 전기가 끊기고, 유선전화, 휴대폰, 인터넷이 두절 가능성이 있다. 또한, 운행 중이던 차량의 전자제어장치(ECU) 손상으로 도로 위에 멈춰 서거나, 관제 시스템 마비로 인한 열차와 지하철 운행 중단, 금융 전산망이 붕괴 등의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3.1.2 도심 핵심 거점에 대한 동시다발적 NNEMP 테러
테러 단체가 차량이나 드론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 NNEMP 발생 장치를 이용해 서울과 같은 대도시의 핵심 민간 시설들을 동시다발적으로 공격하는 상황을 가정할 수 있다. 공격 목표는 사회적 혼란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상징적이고 기능적으로 중요한 지점들로 다음과 같은 세 곳을 동시에 공격하는 경우를 가정할 수 있다.
• 대형 종합병원 : 병원 상공 또는 인근에서 NNEMP 장치를 작동시켜 병원 내의 모든 의료기기(MRI, CT, 인공호흡기, 환자 감시 장치)와 전산 시스템(전자의무기록, 처방 전달 시스템)을 마비시킨다.
• 주요 교통 교차로 및 지하철 환승역 : 교통신호 제어기와 지하철 관제 시스템을 파괴하여 대규모 교통대란을 유발하고, 도심의 물리적 이동을 차단한다.
• 금융 데이터센터 밀집 지역 : 데이터센터 주변에서 강력한 전자기파를 방사하여 서버와 저장 장치에 손상이나 오동작을 발생시켜 금융 거래를 중단시킨다.
3.2 주요 민간 시설에 대한 EMP 영향
앞서 언급한 공격 시나리오에 따른 EMP 발생 시 민간 분야의 예상 피해는 다음과 같이 유추할 수 있다.
3.2.1 가정 내 초연결 환경의 취약성
현대의 가정은 그 자체가 하나의 작은 네트워크 허브이며, 수많은 전자기기로 채워져 있어 EMP에 매우 취약한 공간이며, 특히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결합된 스마트홈 환경은 취약성을 더욱 증폭시킨다. 스마트 스피커, 스마트 조명, 디지털 도어락, CCTV, 자동 온도조절장치 등은 항상 전원에 연결되어 있고 무선 네트워크(Wi-Fi, Bluetooth)를 통해 상호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초연결성은 EMP 에너지가 유입될 수 있는 경로를 다각화하며, 하나의 기기가 손상될 때 네트워크로 연결된 다른 기기들까지 연쇄적으로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을 높인다.
3.2.2 교통 시스템의 마비
자동차 전자제어장치 ECU를 비롯해 자동변속기제어장치(TCU), 브레이크잠김방지장치(ABS), 차체자세제어장치(ESC) 등 차량의 핵심 기능은 모두 민감한 반도체에 의존한다. 강력한 EMP는 이러한 전자 장치들을 손상하여 시동 불능 상태를 만들거나, 최악의 경우 주행 중인 차량의 제어권을 상실하게 하여 대형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자율주행차는 라이다(LiDAR), 레이더, 카메라 등 수많은 정밀 센서 및 다른 차량 및 인프라와 통신하는 V2X(Vehicle-to-Everything) 기술에 의존이 높아 예측 불가능한 오작동으로 인한 대형 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 또한 도시의 모든 교차로를 제어하는 신호등 관제 시스템, 고속도로의 교통량 관리 시스템(FTMS), 터널 내부의 환기 및 조명 시스템 등은 모두 중앙 관제 센터와 네트워크로 연결된 전자 시스템으로, EMP 공격으로 시스템 마비 시 교통의 마비를 일으킬 수 있다.
3.2.3 의료 시스템의 붕괴
심장박동기(Pacemaker), 이식형 제세동기(ICD) 등 환자의 체내에 이식되어 생명을 유지하는 장치들은 외부의 강력한 전자기장에 의해 오작동하거나 영구적으로 손상될 수 있다. 이러한 기기들은 미세한 전기 신호를 감지하고 생성하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에, EMP와 같은 거대한 외부 전기적 충격에 대한 방호 능력이 매우 제한적이다. 또한, 중환자실의 인공호흡기, 심장 모니터, 약물 주입 펌프와 같은 생명 유지 장치, 수술실의 마취기, 전기 수술기, 환자 감시 장치, 그리고 진단에 필수적인 MRI, CT 스캐너, X-ray 장비 등은 모두 EMP 공격에 취약하다.
3.2.4 경제 및 사회활동의 정지
EMP는 상점의 판매시점정보관리 시스템(POS), 신용카드 단말기, 그리고 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무력화시켜 모든 전자적 상거래를 불가능하게 만들 수 있으며, 개인 통신 기기 자체를 파괴할 뿐만 아니라, 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기지국, 교환기, 인터넷 공유기 등 통신 인프라 전반을 마비시켜 재난 상황에서 가족의 안부를 확인하고, 정부의 공식 발표를 접하고, 주변 사람들과 협력하는 모든 행위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
3.2.5 2차적 시스템 붕괴
실질적인 EMP 재난은 직접적인 자산 파괴가 아닌, 사회 시스템의 상호의존성으로 인해 발생하는 기반 서비스의 연쇄적 붕괴(cascading failure)에 있다. 현대 사회의 핵심 기반 시설들은 서로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어, 하나의 시스템이 멈추면 다른 시스템들도 도미노처럼 무너진다.
(1) 전력망 붕괴에 따른 대규모 정전은 상수도 및 하수 처리 시스템 중단을 일으켜 식수 부족과 위생 문제 악화, 연료 공급망 마비로 비상 발전기마저 무력화시키고, 운송 수단의 발을 묶어 모든 물류를 정지시키며, 식량 공급망 붕괴로 식품 생산, 가공, 유통의 모든 과정이 멈추면서 식량 공급이 끊겨 대규모 기아 사태가 발생시킬 수 있다.
(2) 교통 및 통신망 마비는 물류 및 인력 이동의 완전한 차단 구호 물품의 수송 및 필수 인력의 이동을 불가능하게 만들어 재난 대응의 근간을 무너뜨리며, 정부의 재난 상황 전파, 국민의 상호 연락, 언론의 보도 기능을 모두 마비시켜 극심한 정보 공백 상태에 빠져 혼란과 공포가 증폭되고, 공동체적 대응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3) 금융 시스템 붕괴와 경제 마비로 전자 결제는 물론 현금 인출도 불가능해지며, 신용 기반의 현대 경제 시스템은 즉시 붕괴하여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자산 가치의 소멸을 초래할 수 있다.
이처럼 EMP 공격은 단순히 전자기기를 파괴하는 것을 넘어, 사회를 지탱하는 모든 시스템의 연결고리를 끊어버린다. 하나의 시스템 장애가 다른 시스템의 장애를 촉발하고, 그 영향이 다시 원래 시스템으로 피드백되어 붕괴를 가속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이는 사회 전체가 기능적으로 해체되는 과정이며, 개별적인 피해의 총합을 훨씬 뛰어넘는 시스템적 붕괴(systemic collapse)를 야기한다.
미국 의회 EMP 위원회에 자문했던 피터 빈센트 프라이 박사는 HEMP 공격으로 인해 미국의 사회 기반 시설이 붕괴될 경우, 기아, 질병, 사회 붕괴 등으로 인해 1년 내에 미국 인구의 90 %가 사망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Woolsey and Pry, 2017). 이는 EMP 위협이 단순한 재난을 넘어, 국가의 존립과 국민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실존적 위기임을 보여준다. 전자기기 고장과 인명 손실 사이의 명확한 인과관계는, 이 문제를 더 이상 선택적 대비의 영역에 남겨둘 수 없으며, 법적 강제성을 동원한 의무적 방호 대책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가장 강력한 근거가 된다.
4. 다층방호 프레임워크 및 수행 방안
4.1 민간 분야 다층방호 프레임워크
민간 부문의 광범위한 EMP 취약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부 주도의 단일한 대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사회 전체의 복원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개인, 지역사회, 국가가 각자의 역할과 책임을 분담하는 다층적 방호 프레임워크가 필요하다. 이는 모든 위협을 완벽하게 막는다는 개념이 아니라, 피해를 최소화하고, 충격을 흡수하며, 신속하게 기능을 회복하는 능력, 즉 복원력(Resilience)을 사회 전반에 걸쳐 배양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개념이다.
미국 국토안보부에서 발간한 EMP 방호 대책 가이드라인(NCCC, 2019)에서는 방호 대상 시설의 임무 중단 가능 시간에 따라 4개의 등급으로 나누고, 각각에 맞는 방호 대책을 규정하고 있다. 이는 임무 중단 가능 시간을 방호 대책의 등급 분류의 기준으로 적용하여 시설 각각의 개별적인 방호 방법을 규정하였으나, 민간 시설의 경우 개인 단위의 시설이 피해를 보더라도 지역사회나 상업 기반 시설을 통해 피해 확산을 방지할 수 있으며, 사회나 상업시설의 피해는 국가 차원의 대책을 통해 사회 혼란 및 국가 붕괴 등의 대규모 피해 발생을 예방하는 다층방호가 효율적이다. 따라서 민간 분야의 방호 대책은 EMP 피해를 보는 시설 규모를 기반으로 개인 및 가정, 지역사회와 상업시설, 국가시설(중요 기반 시설에 포함되지 않는 시설)의 3개 단계로 구분하여 개인에서 국가까지 다층으로 확산하는 단계적 대책을 제시하였다.
4.1.1 개인 및 가정 단위 대응
가장 기본적인 방호 계층은 시민 개개인과 각 가정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포함한다. 이는 정부가 모든 개인의 자산을 보호해 줄 수 없다는 현실적 한계에서 출발하며, 재난 상황에서 생존에 필수적인 최소한의 기능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고비용의 차폐 대신 전자파를 완화할 수 있는 금속 함체, 전자레인지 등을 활용하여 비상용 라디오, 휴대용 배터리, 손전등, 중요한 데이터가 저장된 저장 장치 등을 보호하고, 전도성 위협에 대한 피해 완화를 위해 서지보호기를 설치하는 방안 등이 적용될 수 있다.
4.1.2 지역사회나 상업시설 단위 대응
개인의 노력을 넘어, 지역사회와 중소 상업시설이 협력하여 방호 체계를 구축할 때 복원력은 크게 향상된다. 이는 지역 경제의 조기 회복과 공동체 기능 유지에 필수적이다.
중소 상업 시설 중 사업 연속성에 필수적인 핵심 자산(예: POS 시스템, 고객 데이터, 핵심 제어 장비)을 식별하고, 이들 장비만이라도 유사시 전자파 차폐(20~40 dB)가 가능한 시설에 보관하여, 시스템 오작동을 유발하는 대부분의 약한 EMP 위협을 완화하고, 모든 거래 기록과 중요 데이터는 정기적으로 외부 저장 장치에 백업 및 차폐가 가능한 함체나 원격지의 안전한 장소에 물리적으로 분산 보관(소산)하여 데이터 소실을 방지한다.
지역 병원, 소방서, 경찰서, 교통 및 수도시설, 대형 건물 등의 지역 공공 인프라에 인명피해 예방 및 최소한의 기능 유지를 위한 통신실, 비상 발전기, 주요 데이터의 피해를 예방하는 대책(40~60 dB)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아파트 등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건물의 경우 EMP 영향이 적은 주차장, 기계실 등의 지하 공간을 활용하는 건물 단위의 공동 대응 거점 마련을 통해 피해 발생에 대한 사회 전체의 복원력을 높일 수 있다.
4.1.3 국가 차원 대응
개인과 지역사회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국가 주요 기반 시설이나 생명과 직결된 핵심 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이 단계에서는 대국민 교육과 함께, ‘생명 필수 민간 시스템’에 대해서는 60~80 dB 이상의 높은 방호 수준을 법적으로 의무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Table 1은 본 논문에서 제안하는 민간 시설에 대한 다층방호 프레임워크의 세부 내용을 제시하였다.
Table 1
Summary of the multi-layered protection framework
4.2 수행 방안
다층적 방호 프레임워크는 사회 전반의 복원력을 높이는 데 필수적이지만, 개인과 기업의 자발적인 노력에 의존한다는 명백한 한계를 가진다. 특히, 그 기능의 상실이 타인의 생명과 안전에 직접적인 위협을 초래하는 시스템의 경우, 비용 문제나 인식 부족을 이유로 방호 대책을 소홀히 하는 것을 방치할 수 없다. 현재 우리나라의 EMP 관련 법제는 매우 미비한 상태이다. 「정보통신기반 보호법」에서 EMP를 ‘전자적 침해행위’의 하나로 규정하고는 있으나, 이는 주로 주요 정보통신 기반 시설에 국한되며, 민간 부문의 광범위한 장비와 시설에 대한 구체적인 방호 의무나 기준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2019년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 13865호 ‘전자기 펄스에 대한 국가 복원력 조정’을 통해 범정부 차원의 EMP 대응 체계를 명문화했다. 이 행정명령은 국토안보부, 국방부, 에너지부 등 각 부처의 역할을 명확히 규정하고, 위협 평가, R&D, 민간 협력, 표준 개발 등을 체계적으로 추진하도록 지시하고 있다. 이는 EMP 위협을 국가적 의제로 격상시키고, 자발적 노력을 넘어 체계적인 정책과 규제를 통한 대응의 필요성을 보여준다. 따라서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EMP 재난 시 국민의 인명과 최소한의 삶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특정 민간 시스템에 대한 EMP 방호를 법적으로 의무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새로운 법률을 제정하는 것보다 기존의 강력하고 포괄적인 재난관리 법체계를 활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 신속한 방안이다. 대한민국의 재난 대응의 최상위법인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이하 재난안전법)은 각종 재난의 예방, 대비, 대응, 복구에 관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를 규정하고 있다. 현재 재난안전법 시행령은 ‘정보통신사고’나 ‘우주전파재난’ 등을 사회재난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EMP 위협의 광범위한 파괴력을 포괄하기에는 부족하므로 여기에 EMP로 인한 사회 기능 마비를 ‘사회재난’의 한 유형으로 명시적으로 추가할 필요가 있다.
또한, 현행 「민방위기본법」과 「건축법」은 공습이나 화재 등에 대비한 대피시설 및 대피 공간 설치 기준을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규정은 EMP라는 특수한 재난 상황을 고려하고 있지 않아, 전력과 통신이 끊어진 상태에서의 장기적인 생존을 보장하지 못한다. 따라서, EMP 재난 발생 시 핵심 기능 유지를 위해 일정 규모 이상의 신축 공동주택(아파트) 및 다중 이용 건축물에 대해, 설계 단계부터 건물 지하층 등에 EMP 피해 완화를 고려한 ‘공동 비상 대피시설’ 설치를 의무화하는 조항을 신설하여 대비할 필요가 있다. Table 2는 법령 개정 주요 제안 내용을 정리하였다.
Table 2
Proposal to amend the law
5. 결 론
본 논문은 지금까지 군사 및 국가 안보의 영역에 머물러 있던 전자기파(EMP) 위협 논의를 민간 부문으로 확장하여, 일반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를 위한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방호 대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를 위해 HEMP, NNEMP 등 MIL-STD 및 IEC 등 국제 표준에 기반한 다양한 인공 EMP 위협 시나리오를 기술적으로 분석하고, 현대인의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은 가정용 전자기기, 교통수단, 의료기기, 상거래 시스템 등의 구체적인 취약점을 규명하였다. 분석 결과, 현대 사회의 초연결성과 고도의 디지털 의존성은 역설적으로 EMP 위협 앞에서 사회 전체를 극도로 취약하게 만드는 ‘구조적 약점’으로 작용하며, 단순한 재산 피해를 넘어 대규모 인명 손실과 사회 시스템의 연쇄적 붕괴를 초래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특히, 의료기기나 교통관제 시스템의 기능 마비가 곧바로 인명피해로 직결된다는 명백한 인과관계는 이 문제가 더 이상 선택적 대비의 대상이 아님을 보여준다.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본개인과 가정, 지역사회와 상업시설, 그리고 국가가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다층적 방호 프레임워크’를 제안했다.
본 연구의 핵심 제언은 자발적 노력의 한계를 넘어,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생명필수 민간 시스템’과 최소한의 생존 기반인‘방호 대피시설’에 대한 법적 의무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안으로, 국가 재난관리의 근간인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EMP를 명시적 재난 유형으로 포함시키고, 「건축법」 및 「민방위기본법」 개정을 통해 방호시설 설치를 의무화할 것을 제안했다. 이는 EMP 방호 대책을 국가와 지자체의 법적 책무로 규정하고, 관련 기술 표준 제정, 제품이나 시설 인증 제도 도입, 그리고 위반 시 제재를 가능하게 하는 강력한 법적 기반이 될 것이다.
하지만, EMP 재난에 대한 대응의 법적인 강제 시행은 국민과 사회의 공감이 필수이지만, 피해 사례가 없고 발생 가능성이 낮은 현시점에서는 큰 비용이 수반되는 법 개정에 대한 국민적 공감이 높을 수 없다. 따라서, 정밀한 방호 기준을 설정하고, 비용-효과적인 방호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각 민간 부문별(의료, 교통, 통신 등) 취약점에 대한 정량적 실험 및 방호 대책 우선순위 결정 연구, 정책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근거 자료 확보를 위해 사회·경제적 피해 규모 계량 모델링 및 EMP 방호 의무화에 따른 산업적 파급효과와 경제적 부담 완화 방안에 대한 심층적인 경제성 분석 등의 연구 수행이 앞으로 계속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